기안84 님이 청주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이 작년 가을에 방영이 되고 나서 많은 이들이 러닝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러닝을 하던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됐을 듯 합니다.
저 역시 작년 초부터 달리기 시작해서 부상도 입고 서서히 달리던 차에 풀코스에 대한 꿈을 꾸게 된 계기 중 하나가 기안84님의 도전이기도 했으니깐요.
또 어떤 면에서는 마라톤 대회 접수를 빡세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원망도 사고 있지만 그래도 무관심보다 훨씬 나은 것 아닌가 싶기도...
기안84님은 이미 10년 이상 달리기를 취미로 삼아온 찐 러너입니다. 그런 그에게도 풀코스는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의외로 완전 초보 이미지로 알려져있어서 많은 이들이 풀코스를 만만하게 보고 도전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물론 막연히 어렵다 생각하며 외면하는 것보다 일단 부딪혀 보고 싶게 만든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청주마라톤 이후 1년 만에 뉴욕마라톤에 출전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러너 중 하나로서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했는데요. 예고편에서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어떤 드라마를 보여줄까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목표 기록을 달성하지 못 했다라는 점에서 실패라고 하지만 이미 완주 그 자체에서 대단한 것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축제나 마찬가지인 뉴욕 마라톤의 매력도 충분히 담아줬다고 생각해요.
다만 2가지 측면의 소감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첫 번째, 정말 저렇게 무리해서 달려야 하는가?
러닝은 정말 꾸준히 해야 하고 풀코스는 체계적인 준비가 없으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스포츠입니다. 그 고통을 즐기거나 극복하는 매력이라고 하면 이상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엘리트든 마스터즈든 결코 풀코스를 만만하게 여기기는 어려운 수준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안84 님의 도전이 대단한 것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천천히 무리하지 않으면 충분히 즐기면서 행복 러닝을 할 수 있는데 1년 전에도 이번에도 초반에 속도를 내고 후반에 쥐어짜는 모습이 반복되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혹자는 일부러 저렇게 연출하는 것 아니냐며 비꼬기도 하지만 그건 아닐 것 같아요. 평생 한 번 가기도 어려운 뉴욕마라톤인데 잘 달리고 싶은 마음이 먼저이지 방송은 스탭이 신경 쓸 문제일 겁니다.
아무튼 첫 번째 풀코스에서 그렇게 고생을 했으니 이번에는 좀 즐기면서 펀런을 했으면 어땠을지 싶습니다. 물론 초반에는 사람들 호응도 다 받아주면서 즐기려는 모습도 보였지만 러너의 시선에서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에 불과했달까요? 그런 모습 때문에 방송을 위한 연출을 무리하게 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긴 했습니다.
기안84님은 러너이기에 도전을 멈추지는 않을텐데 다음에는 고통스러운 모습보다는 즐겁게 성취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두 번째, 그렇지만 그게 매력 아닌가?
방송만 보는 사람들은 기안84 님이 그냥 일상 생활 하다가 뜬금없이 뉴욕에 가서 출전한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당연히 메이저 대회인 만큼 참가 확정은 한참 전에 나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달리고 있는 모습이 노출되었습니다. 준비를 대충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허술한 모습, 투박한 모습이 강조되어 준비가 미흡하지만 도전한다는 콘셉트를 조금은 내세우는 것 같은데 러닝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갖고 외면하는 분들에게는 나도 해볼까 하는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여기고 막 도전하게 하는 것은 역효과이긴 하지만 그 덕에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너무 진지해도 관심이 끊겨버리는 법이니깐요.
기안84 유튜브를 통해서도 꾸준히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정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쉽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어차피 달리지 않거나 겉핥기만 할 이들은 잘 모르는게 당연한 것이죠.
아무쪼록 같은 현상에 대해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천차만별일 것이기에 어떤 소감이든 의견이든 존중하고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 와중에도 내 생각을 갖고 나의 삶을 살아가는게 진짜 핵심이겠죠.
그런 면에서 기안84 님은 누가 뭐래도 달리고 도전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가장 큰 소구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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